‘바보 빅터’라는 책이 있습니다. 실화에 바탕을 둔 그 책에는 빅터란 이름의 소년이 등장합니다. 빅터는 어눌한 말투와 굼뜬 행동 탓에 늘 친구들의 놀림감이 되었습니다. 담임 선생님도 그를 멍청이 취급했습니다. 선생님은 그에게 늘 ‘멍청한 놈, 바보에게 공부는 필요없어’라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그런데 15살 때 IQ 테스트를 했는데 뜻밖에도 이 소년에게서 ‘173’이라는 경이로운 숫자가 나왔습니다. 멍청한 빅터가 아이큐가 결코 높을리 없다고 생각한 담임 교사는 빅터의 학생 기록부에 앞에 1을 빼고 ‘73’이라고 적어 넣었습니다.
얼마 후 빅터의 IQ가 73이란 소문이 학교내에 퍼졌습니다. 빅터는 친구들에게 왕따를 당하고 더 놀림감이 되었고, 급기야 학교를 그만 두기에 이르렀습니다. 아버지를 따라 자동차 정비를 하면서 생활하던 빅터는 자신은 늘 패배자이며 바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17년이 지난 후, 우연히 빅터는 자신이 IQ 173의 천재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빅터는 옛 담임 선생님을 찾아가 ‘도대체 왜? 진실을 숨겼는지’ 따집니다. 아무리 따져도 허송한 세월을 되돌릴 수는 없었지만, 빅터는 그 때부터 노력에 노력을 거듭하여 마침내 천재들의 모임인 ‘멘사’의 회장에까지 오르게 됩니다.
만약 빅터가 자신이 IQ 173의 천재라는 사실을 좀 더 일찍 알았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그가 좀 더 일찍 자신에 관해 정확하게 알 수 있었다면, 그는 자신의 인생을 쓸데없는 일에 허송하지 않고 의미있게 계획하고 만들어갈 수 있었으리라고 생각해 봅니다. 하나님께서는 한 사람도 빠짐없이 우리 모두를 이 세상에 의미있는 인생으로 보냈습니다. 그러나 자신이 하나님께 어떻게 지음을 받은 존재인지 정확하게 아는 사람은 그다지 많은 것 같지 않습니다.
오늘은 동산교회 사역박람회 주일입니다. 하나님께서 공평하게 각 사람에게 나누어 주신 은사가 무엇인지를 확인하고, 제대로 쓰임받도록 여러가지 일에 자신을 헌신하는 주일입니다. “여러분은 어떤 은사가 있으십니까? 무엇을 잘하십니까?”라고 물어보면, 뜻밖에도 “나는 잘하는게 별로 없습니다.”라고 답하시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원래는 IQ 173의 천재인데, IQ 73의 바보로 착각하고 살았던 빅터처럼, 하나님께서 주신 놀라운 재능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 채 스스로를 아무 것도 할 줄 모르는 무기력한 존재로 이해하고 살아가는 분들이 많은 것입니다. 자신이 잘하는 일이 무엇인지 알아도 게을러서, 아무 것도 하지 않으려는 분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맡겨주신 재능을 통해 우리가 속한 공동체와 세상을 더욱 아름답고 온전케 하시기를 원하십니다. 그러므로 오늘 사역박람회를 통해서 각자 자신에게 주어진 재능이 무엇인지 발견하는 기회를 얻기를 바라고, 하나님께서 각 사람에게 주신 재능/은사에 따라 온전히 쓰임받아 세상을 복되게 하는 사명을 잘 감당하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소원합니다. 샬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