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 샌디로 인한 피해를 극복하려면, 많은 시간이 걸릴 듯합니다. 일부 지역은 정전으로 고생하는 정도였지만, 침수된 지역이 많아 그 이상의 어려움을 겪은 지역도 있고, 어떤 곳은 폭격을 맞은 것처럼 집이 무너지고 부서져 완전히 초토화된 곳도 있습니다. 저희 집도 약 1미터이상 물에 잠겨, 파킹랏에 세워둔 차들이 모두 폐차되고 1층에 있는 가전제품들이 모두 폐품이 되는 불상사를 겪게 되었습니다. 엄청난 태풍이 올거라는 예보는 들었지만, 저희 동네를 포함하여 그토록 많은 지역이 물에 잠길 것이라곤 꿈도 꾸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미국이라는 세계 최고의 선진국에서 수재를 당하게 되니, 그저 당황스러울 뿐입니다. 감사한 일은, 미국의 선진 과학 기술을 통해서 태풍에 대한 정밀한 분석이 이루어져, 태풍의 위력과 경로를 정확하게 실시간으로 파악하며 대비할 수 있어서, 그나마 크게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그러나 그리스도인으로 아쉬운 점은, 우리들이 선진국 미국에 살면서 너무 과학의 힘, 인간의 지혜만을 의지하고 살지 않았나라는 반성입니다. 태풍이 올 때, 창문에 테이프를 붙이고 모래 주머니를 쌓고, 물과 손전등 그리고 비상식량들을 구입하기위해 바쁘게 뛰어다녔지만, 차분히 주님앞에서 태풍에 대해 간절히 기도하는 사람들은 의외로 많지 않았습니다.
약 2주전 KIMNET 10주년 선교대회에 참석했을 때, 도미니카에서 오신 선교사님의 선교보고를 듣게 되었습니다. 도미니카는 해마다 거대한 태풍이 3-4개씩 전 국토를 강타하여 도저히 잘 살 수 없는 나라였다고 합니다. 뭔가 비지니스를 열고 건물을 짓고 해 보려고 하면, 태풍이 불어닥쳐 삽시간에 다 부숴버리니 속수무책이었던 것입니다. 그러던 중, ‘태풍의 위협아래 늘 무서워 떨고 그 위력에 무너질 것이 아니라 뭔가를 해야되겠다’는 생각으로 선교사님들을 중심으로 도미니칸 목사님들과 함께 기도회가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저들은 함께 모여서 그 이전까지 아무도 시도하지 않았던 담대한 기도(Audacity of prayer)의 도전을 했습니다. 도미니카로 오는 태풍의 경로를 바꾸어 달라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리고 함께 모여 간절히 기도할 때, 믿을 수 없는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태풍이 정말 도미니카를 피해서 지나가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강력한 태풍이 도미니카앞에서 방향을 선회하여 다른 곳으로 간다던지, 그 앞에서 세력이 약해졌다가 통과한 후에 다시 세력이 커졌다든지 등등 1년이 아니라, 지난 3-4년간 도미니카는 태풍피해가 없었고, 이런 놀라운 일을 듣게 된 사람들이 하나 둘, 주님앞으로 돌아오는 일까지 벌어지게 되었다는 놀랍고도 기쁜 소식이었습니다.
이번 허리케인 샌디앞에 세계 최고의 국가인 미국도 별 수 없었습니다. 어찌할 바를 모르고 갈팡질팡하고, 결국은 그 앞에 비참하게 굴복하고 말았습니다. 그러므로 이번 태풍을 통해서 주시는 하나님의 메시지는 인간의 과학문명이 아무리 발달한다고 하더라도, 주님앞에 겸손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늘 내 자신의 힘과 능력을 의지하기 보다는 주님을 의지하여 기도해야 합니다. 성경은 ‘주님을 의지하는 자는 안전하리라’ (잠 29:25절)고 말씀했습니다. 이번에 수해로 어려움을 겪는 모든 분들위에 하나님의 심심한 위로와 은혜가 함께 하시리를 빕니다. 샬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