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선교로 개발도상국가들을 다녀보면, 옛날 한국과 같은 곳들이 많습니다. 서로간에 시멘트담을 높이 쌓아두고 그 꼭대기에 깨진 병조각들이나 혹은 뾰족한 철조망을 쳐 놓아 도둑을 방지하는 집들이 많은 것입니다. 가난한 나라일수록 좀도둑들이 흔해서 자기를 지키지 않으면 모든 것을 다 잃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선진국일수록 이웃간의 담은 매우 허술한 울타리정도요, 그 모습도 그다지 위협적이지 않습니다. 이유는 나라법에 있었습니다.
일단 법이 있고, 그 법이 공평하게 집행되는 나라에서는 질서와 평안과 안녕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법이 없거나 있어도 공평하게 집행되지 않는 나라에서는 무질서와 불안과 두려움이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법이 있어야 합니다. 미국의 유명한 가정사역자이며 교육학자인 James Dobson 박사는 어느 날 동네에 있는 초등학교를 지나가다가 아이들 운동장 주변으로 철조망 울타리가 쳐 있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마치 아이들이 감옥에 갇힌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 모습이 불쌍해 보여서, 그 학교 교장선생님께 전화해서, 철조망을 치워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에, 다시 그 학교를 지나가다가 아이들이 운동장에서 노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철조망이 없어지면 아이들이 더욱 자유롭게 운동장을 사용할 줄 알았는데, 아이들이 이상하게 삼삼오오 운동장 한쪽 구석에 모여서, 위축된 모습으로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 것입니다. 알고보니, 철조망이 아이들을 가둔 것이 아니라, 철조망이 아이들에게 안전한 공간을 확보해 주었던 것이었습니다. 이 철조망같은 존재가 법입니다. 법은 사람들을 옥죄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장치입니다. 그런데 이 법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법을 법정신에 따라 잘 적용해야 합니다. 우리는 법을 나를 위해 적용하려고 합니다. 예를 들어 미국에는 극빈자들을 돕는 Medicaid 법이 있습니다. 그러면 사람들은 이 법을 이용해 어떻게든 도움을 받으려고 합니다. 그런데 세금은 내려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법은 늘 내 자신이 아니라, 남을 위해 적용해야, 남도 보호하고 내 자신도 보호할 수 있습니다. Medicaid 법으로 어려운 사람을 도우려면, 내가 먼저 세금법을 잘 지켜주어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내가 도움받으려는 법은 적극적으로 이용하려 하지만, 남에게 도움을 주려는 세금법은 제대로 지키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러나, 내가 이익을 보려고 법을 적용하기 보다는 남에게 도움을 주려고 법을 적용할 때, 세상이 안전해지고 행복해지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율법에 관해 ‘내 이웃이 누구입니까?’라고 묻는 율법교사의 질문에, 선한 사마리아인의 비유로 답하셨습니다. 강도만나 피흘리며 거반 죽게 된 사람을 제사장과 레위인은 보고도 지나쳐 버렸지만, 어떤 사마리아인이 저를 불쌍히 여기고, 끝까지 돌보아 구원하였다는 말씀을 주시면서 율법교사에게 되물으셨습니다. “이 세 사람중에 누가 강도 만난 자의 이웃이 되겠느냐?” 자비를 베푼 자라는 대답에, 예수님은 ‘가서 너도 이와같이 하라’고 명하셨습니다. 하나님의 법 정신은 ‘나를 위한 것이 아니라, 남을 위한 것’입니다. 법으로 남을 정죄하고, 내가 도움을 받는 것이 아니라, 법으로 나를 절제하게 하고, 남을 살리는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가운데 하나님의 나라가 이루어집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말씀의 법안에서 늘 영혼의 자유를 누리시며, 동시에 하나님의 말씀의 법을 잘 적용하여 자신을 절제하고 많은 영혼을 구원하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샬롬. – 2017.0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