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사람들은 새해를 맞이할 때, 공휴일을 세곤 합니다. 국가 공휴일이 주일을 끼고 있게 되면 마치 횡재나 한 것처럼 좋아합니다. 잘하면 거의 1주일을 유급 휴가처럼 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보통 빨간색으로 표시되는 국가 공휴일은 단순히 쉬는 날이 아닙니다. 그 날들은 뭔가를 기억하고 기념하기 위해 그 나라 백성들이 의도적으로 쉼을 제정한 날입니다. 예를 들어 3.1절은 1919년 기미년 3월 1일 일제의 억압에 저항한 민족 항쟁 운동을 기리는 날입니다. 8월 15일 광복절은 일제 36년간의 식민 생활에서 해방된 것을 기억하는 날입니다. 현충일은 나라를 위해 싸우다 목숨을 잃은 전몰 장병들의 소중한 희생을 기억하는 날입니다. 그러므로 ‘역사를 잊은 백성은 미래가 없’기에 민족적으로 절대 잊어서는 안되는 역사적 사건을 기억하기 위해서 제정한 날들이 국가 공휴일입니다. 공휴일은 단순히 쉬는 날이 아니라, 그 나라 백성을 한 민족이나 국가로 하나되게 묶는 어떤 정신이요, 그 공동체의 정체성이 되기도 하는 것입니다.
구약성경에 보면, 이스라엘 백성들에게도 이런 국가 공휴일들이 있었습니다. 레위기 23장에 보면, 크게 8가지 공휴일이 적시되어 있습니다. 안식일, 유월절, 무교절, 초실절, 오순절, 나팔절, 속죄일, 그리고 초막절입니다. 이스라엘의 국가적 공휴일도 단순히 쉬는 날이 아니라, 기억하는 날입니다. 이 날들은 이스라엘 공동체가 경험했던 과거사를 통해, 공동체의 정체성을 이해하고, 대대로 기억하게 하는 날입니다. 무엇보다도 이스라엘 백성의 구원자이신 하나님을 기억하게 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안식일은 그저 쉬는 날이 아니라, 세상을 창조하신 하나님을 기억하게 하는 날입니다. 이 세상의 주인은 내가 아니라, 창조주 하나님이시요, 나는 피조물임을 다시금 돌아보게 하는 소중한 날이 안식일입니다. 유월절은 오직 하나님의 은혜로 출애굽한 이스라엘 민족 해방의 날입니다. 초실절, 오순절은 내가 농사 지어 먹고 산 것 같지만, 하나님께서 햇빛과 단비를 내려, 오직 하나님의 은혜로 결실을 맺어 먹고 살게 되었습니다 라는 사실을 ‘주님께 처음 익은 열매를 드리며’ 기억하게 하는 날들입니다. 나팔절과 속죄일은 하나님의 용서를 기억하게 하고, 초막절은 출애굽할 때, 초막을 짓고 살았음을 기억하며, 늘 자신을 낮추어 교만하지 않고, 저들을 구원하신 하나님께 감사하는 절기입니다. 이 모든 절기에는 핵심 메시지가 있습니다. 그건건 저들을 구원하신 ‘여호와 하나님을 기억하라’입니다.
오늘날 교회에도 이런 절기가 있습니다. 그 절기가 바로 부활절입니다. 부활절의 의미는 “예수님이 죽었다가 사흘만에 다시 살아나셨다”입니다. 그리고, 그 살아나신 주님이 세상 끝날까지 우리와 늘 함께 하신다는 것을 기억하는 것이 부활절이요 또한 우리도 언젠가 주님과 같이 부활하여, 영원토록 천국에서 주님과 함께 살 것을 기억하는 날이 부활절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영원토록 기억하고, 그 부활을 지속적으로 기억하게 하기 위해, 우리는 안식일 대신에 안식후 첫날인 부활절을 오늘날 ‘주의 날’로 지정해서, 주일로 지키는 것입니다. 오늘 부활절 후 첫주일,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 승리를 다시금 기억하며, 믿음으로 범사에 승리하는 저와 여러분들이 다 되시기를 소원합니다. 샬롬. 2017.0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