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5월 중순에 캄보디아 비전트립을 다녀왔는데, 무척 날씨가 더웠던 것이 기억납니다. 화씨로 약 100도를 오르내리는 무더운 날씨에, 습도도 높아서, 체감온도는 무려 110도에 이르렀습니다. 땀이 비 오듯 흘러내렸습니다. 그나마 우리가 방문했을 때에는 우기가 막 시작되어서 온도가 조금 떨어졌다고 하니, 다른 때에는 참으로 사람 살기 어려운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곳에서도 땀 흘려 복음을 전하는 분들이 계셨습니다. 캄보디아에서 일하시는 이현호 선교사님 내외분은 원래 몽골에서 약 16년간 선교하시다가 지난 2022년 1 월부터 캄보디아로 사역지를 옮기셨습니다. 그분들이 사역하는 장소는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도 아니고, 또한 교통이 편리한 씨엔립이 아니라, 씨엔립 공항에서도 자동차로 약 3시간 떨어진 바탐방이라는 소도시입니다. 사역지를 옮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몽골에서는 이미 몽골말도 잘하고, 하시는 일들도 익숙하여 어려움이 없습니다. 그런데, 새로운 사역지에서는 모든 것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거처를 마련하고 현지 적응을 위해 현지 언어를 배우고, 영혼구원과 교회 개척을 위해 해야 할 일들을 계획하고 실행하여야 합니다. 선교사님 내외분은 커뮤니티 센터를 만들어, 선생님을 구하고 현지 아이들에게 영어와 컴퓨터 코딩을 가르치는 일을 시작하셨습니다.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어, 아이들이 많지 않습니다. 앞으로 그 일들이 잘 될 수 있는지 없는지도 확신할 수 없습니다. 그분들의 모습을 보면서, 참으로 ‘사서 고생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수년 전 영국을 방문했을 때, 웨일즈에 있는 토마스 선교사의 생가와 교회를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토마스 선교사는 조선땅에 복음을 전하려다가, 1866년 대동강변에서 순교한 최초의 개신교 선교사입니다. 당시 그의 나이 27세였습니다. 그 이후로 1884년에 의료선교사인 알렌이 한국에 왔고, 1885년에는 언더우드와 아펜 젤러가 공식 선교사로 한국 땅을 찾아왔습니다. 모두 나이가, 20대 중후반의 젊은이들이었습니다. 이들은 모두 동방의 작고 미개한 나라 한국에 와서 복음을 전하며 고아들을 돌보고, 근대식 병원과 학교를 처음 시작하여 황무지 같던 조선 땅을 변화시키고, 나라의 발전을 가져왔습니다. 미개한 조선땅에 복음을 들고 찾아온 선교사님들의 헌신이 없었다면, 오늘날 대한민국의 눈부신 성장과 발전은 설명할 길이 없습니다. 실제로 대한민국 초대 대통령이신 이승만 대통령을 필두로 선교사님들이 가르친 조선의 청년들 대부분이 나라의 근간을 만드는 인재들이 되었고, ‘기독교, 민주주의, 자유, 독립, 개인, 인권등 오늘날 우리 사회의 선진 이념들은 모두 선교사들에 의해 전해진 기독교 교육의 결과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당시에는 비행기가 없어서, 보통 배를 타고 이동했습니다. 샌프란시스코 항에서 배를 타고 떠나면, 약 1달 반에 걸쳐서 태평양을 건너 조선 땅에 이르게 됩니다. 배에서 한 달 반 이상을 지낸다는 것은 결코 쉬운 여정이 아닙니다. 그런데 20대의 젊은 청년들이 왜 미국에서 넓은 태평양 바다를 건너, 또 영국에서 그 멀고도 먼 한국 땅까지 온 것일까요?
올해 5월 19일 주일은 성령 강림주일입니다. 서면 앉고 싶고 앉으면 눞고 싶고 누우면 자고 싶은 것이 인간의 본성인지라, 사람은 누구나 그저, 편안하고 안락한 삶을 추구하고 살려는 경향을 갖고 있습니다. 덮고 춥고, 힘들고 어려운 일은 모두가 피하고, 그저 따뜻하고 시원하고 편하고, 좋은 곳만을 찾아 살려고 합니다. 성령으로 아니하고는 아무도 ‘주를 위하여, 복음을 위하여’ 사서 고생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성령충만을 받게 되면, 내 육신의 생각, 안락, 행복을 버리고, 하나님의 뜻을 쫒아 살게 됩니다. “아골골짝 빈 들에도 복음을 들고 찾아가서, 이름없이 빛도 없이 감사하며 섬기려는 사람”이 됩니다. 어차피 생로병사하는 인생길에 미련을 두지 않고, 영원한 썩지 아니할 하늘 나라의 영광을 위해 스스로 십자가 사명의 길을 찾아 걸어갑니다. 그러므로 늘 성령충만하여, ‘땅끝까지 이르러 예수 증인된 삶’을 살아내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소원합니다. 샬롬. 2024. 5.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