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간다는 것과 성숙해진다는 말은 그 의미가 완전히 다릅니다. 늙어간다는 것은 모든 것이 쇠잔해진다는 뜻입니다. 사랑도 열정도 꿈도 희망도 사라지고, 그저 죽지 못해 하루 하루 이어가는 삶, 시들어 떨어지는 낙엽 같은 모습입니다. 그러나, 성숙은 완전히 다릅니다. 성숙은 경험이 쌓여 노련해지면서도, 여전히 새로움에 목말라하고, 꿈을 꾸는 모습입니다.
사람들은 나이를 이야기할 때, 신체 나이와 건강 나이를 구별해서 말합니다. 때로 이 둘이 많이 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나이는 40대인데, 건강 나이는 60대일 수 있고, 나이는 60대인데, 건강 나이는 40대 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세상이 모르는 나이가 하나 더 있습니다. 그건 심령, 영혼의 나이입니다. 인격의 나이입니다. 이건 건강이나, 신체 나이와는 개념이 다른 나이입니다. 나이가 많아도 어린애 같을 수 있고, 나이가 적어도 어른같을 수 있습니다. 영혼의 나이는 신체나이와 상관없이 그 마음에 무엇이 담겨 있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어린애가 노인처럼 생각이 고리타분할 수 있고, 노인이 젊은이같이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그 영혼안에 꿈이 있느냐 없느냐고 결정됩니다. 추억을 먹고 살려고 하는지, 아니면 꿈을 꾸는지에 따라 연령이 결정됩니다. 늘 빛바랜 사진첩을 꺼내, 과거를 돌아보는지, 앞으로 있을 미래를 계획하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10살짜리 아이도 5살 때, 성경 암송대회 1등한 것을 추억하면서 산다면 늙은 것입니다.
그리고, 늙는 것과 성숙한다는 것은 마치 썩는 것과 숙성하는 것과 같습니다. 늙는 것은, 썩어지는 것입니다. 아무 희망이 없이,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고, 좋지 않은 냄새를 풍기며 썩는 것입니다. 그러나 성숙하는 것은, 마치 김치가 묵은지로 변해서, 온갖 몸에 이로운 유산균으로 가득해 지는 것처럼 이건 배추맛도 아니고 무우맛도 아닌 완전 제 3의 새로운 향기를 품으며, 많은 영혼을 구원하는 일에 더욱 존귀하게 쓰임받는 것입니다. 꿈을 잃고 세월만 보내는 것이 늙는 것이라면, 꿈을 잃지 않고 경험이 쌓이는 것이 성숙입니다. 성숙해지는 것은 지혜로워지는 것입니다. 과거를 무시하지 않지만, 과거를 자랑하지도 과거에 매이지도 않습니다. 함부로 대들지 않지만, 모험을 두려워하지도 않고 피하지도 않습니다. 대신 노련하게 즐깁니다. 2017.0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