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교구별 동산 가을 운동회’에 저희 교우들은 모두 Rockland Park에 가서 참으로 즐거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본의아니게, ‘교역자팀’이 배구와 족구를 모두 우승하게 되어, 참으로 죄송한 생각이 들었지만, 우승팀이나 꼴찌팀이나 상품이 똑같아서 크게 안심이 되었습니다. 다음 번 동산 운동회때에는 교역자팀이 모두 각 교구에 배속되어 함께 하는 시간이 되기를 원합니다. 모든 분들이 공원을 다 떠났을 때, 저는 제 아내와 공원 호수를 한 바퀴 걷게 되었습니다. 맑고도 시원한 공기, 푸른 하늘과 흰구름, 단풍이 짙어지는 형형색색의 나뭇잎들, 그리고 넓은 호수에 비추어지는 따뜻한 햇볕, 참으로 심신이 다 새로워지는 회복의 시간이었습니다. 그 순간, “아~ what a wonderful world.” 아름다운 세상을 누리는 기쁨이 충만했습니다. 할렐루야.
미국에서 말기암과 같은 시한부 인생을 사는 사람들이 스스로 삶을 정리할 수 있도록 존엄사를 법적으로 허락하는 주는 모두 5개주입니다. 몬태나, 버몬트, 뉴멕시코, 워싱턴, 그리고 오레곤주입니다. 몇 일전 신문에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에 살던 이제 29살의 한 여성이 존엄사를 선택하기 위해 오레곤주로 이사했다는 기사가 실렸습니다. 브리트니 메이나드라는 이 여인은 작년에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다가 올해 1월 심한 두통을 느껴 병원에 검진을 받은 결과 뇌종양진단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얼마후 받은 추가 검사에서 그녀의 뇌종양이 ‘다형성교아종’이라는 악성 뇌종양으로 밝혀져 앞으로 6개월밖에 살지 못한다는 선고를 받았습니다. 게다가 의사는 그 병이 환자를 천천히 아주 고통스럽게 죽음으로 몰고 갈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 얘기를 듣고, 메이나드는 고통속에 삶을 연명하기 보다는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담담하게 최후를 맞이하고 싶다는 소망에 스스로 죽음을 받아들이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사망 시간을 오는 11월 1일로 정해놓고 ‘사망존엄사법’이 제정된 오레곤주로 이사를 하게 된 것입니다.
이러한 메이나드의 안타까운 사연은 그녀가 자신의 이야기를 유튜브에 올리면서 알려졌습니다. 메이나드는 유튜브에서 ‘남아있는 시간이 다할 때까지 아름다운 이 지상에서 가치있는 것을 놓치지 말고 하루하루 보람있게 살고 오늘을 즐기라’고 말했습니다. 죽음을 앞두게 되면 사람은 누구나 다 지혜자가 됩니다. 마치 눈앞에 안개가 걷히듯이 모든 복잡한 문제들이 사라지고 정말 중요한 것들이 보이는데 무엇보다도 죽음을 앞두게 되면 ‘오늘’이 얼마나 소중한 시간인지를 깨닫게 됩니다.
그러나 메이나드만 죽음을 앞두고 시한부 인생을 사는 것은 아닙니다. 모든 인생은 누구나 다 ‘한 번 죽는 것은 사람에게 정하신 것’이라고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어리석은 인생은 이 중요한 사실을 간과하고 자신이 천년 만년 살지 모른다는 막연한 기대감에 오늘이라는 소중한 시간을 허비합니다. 그러나 죽음앞에 서게 되면, 홀연히 눈앞에 안개가 걷히면서 ‘내게 주어진 오늘을 즐기며 사는 것이 얼마나 큰 하나님의 축복인지를’ 보게 됩니다. 성경은 ‘비록 천년의 갑절을 산다고 할지라도 오늘을 누리지 못한다면 무슨 소용이 있느냐’고 말씀합니다. 그러므로 주님의 은혜안에서, 매일 매 순간 기쁘고 행복한 삶을 누리시는 저와 여러분들이 다 되시기를 소원합니다.
샬롬. 2014.1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