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 새가족 환영식을 일년에 한 두 차례 했었습니다. 상반기 혹은 하반기에 나누어, 일년에 환영식을 한 두 차례 하다 보니, 모이는 새가족들이 최소 30명이 넘었습니다. 우리는 환영식을 정말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식탁보를 예쁘게 깔고, 풍선을 달고, 찬양을 준비하고, 순서지를 만들고, 최고급 스테이크 요리에 냅프틴과 실버 웨어를 준비하고 교회 리더들을 초청했습니다. 모든 준비는 다 끝났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모두 교회 친교실에서 새가족을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환영식이 시작하는 6시가 되어도, 새가족들이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한 두 분이 뻘줌한 기색으로 뒤늦게 참석했습니다. 원래는 30여명이 와야 하는데, 서너 명만 간신히 왔습니다. 우리는 크게 당황했습니다. 그리고 담당 전도사님께 어찌된 일인지 물어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자기는 주보 순서지에 광고가 나갔기 때문에 당연히 모두 오시는 줄 알았다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알고 보니, 아무도 개별적으로 전화 혹은 만남을 통해, ‘오겠다’는 확실한 답을 듣지 않았던 것입니다. 밥 먹는 것보다 사람이 중요한데, 그 사람들을 섬기기 위해 담당 전도사님부터 모든 교우들이 음식 준비에 바빠서, 정작 사람들을 다 놓쳐 버렸던 것입니다.
마리아, 마르다 생각이 났습니다. 예수님을 초청해 놓고, 그분을 대접할 생각에 음식 준비에 여념이 없었던 마르다는 예수님을 놓쳤습니다. 예수님은 그런 마르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네가 많은 일로 분주하나, 그러나 몇 가지만 하든지 혹 한 가지만이라도 족하니라. 마리아는 이 좋은 편을 택하였으니 빼앗기지 아니하리라 (눅 10:42)’ 말씀하셨습니다. 우리 앞에 많은 일이 있지만, 주님 보실 때, 가장 중요한 일은 사람을 놓치지 않는 것입니다. 사람을 잃으면, 사실 우리가 하는 일들은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새가족 환영 만찬에 새가족이 오지 않는다면, 그 만찬 준비는 모두 허사가 되고 마는 것이었습니다. 늘 일보다 사람이었습니다. 일은 사람을 위해서 해야 하지만, 사람이 먼저였습니다. 사람을 놓이면, 만사가 다 허무하게 됩니다.
예수님은 늘 사람 중심으로 움직이셨습니다. 사람을 구원하기 위해서, 밥 먹었고, 기도했고, 일했고, 십자가에 돌아가셨습니다. 일에만 빠져 사람을 놓친 적이 없었습니다. 그분은 늘 잃어버린 한 마리 어린 양을 찾았고, 한 드라크마를 찾았고, 그리고 잃어버린 탕자를 찾았을 때, 가장 기뻐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어쩌면, 어떤 행사를 멋지게 갖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누가 힘들어 하는지, 누가 소외되고 떨어져 있는지 서로를 살펴, 사람을 붙들어 주고 세워 주고, 복되게 하는 일일 것입니다. 무엇보다 서로의 이름 불러 중보 기도하는 작은 일부터 언제든지 시작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처럼 늘 영혼 구원을 위해 한 마음으로 달려가, 많은 사람들을 주님 앞에 온전한 제자로 세우는 일에 존귀하게 쓰임 받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간절히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샬롬. 2016.06.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