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의 유일한 소망
The hope of the disabled

지난 4월 20일은 장애인의 날이었습니다.  사람들은 대부분, 장애인이 따로 있다고 생각합니다. 선천적으로 앞을 못 보거나, 혹은 듣지 못하는 사람을 장애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요한복음 9장에 보면, 예수님께서 날 때부터 맹인이었던 사람의 눈을 고쳐주신 후에, 육신의 눈은 멀쩡한데 예수님이 누구신지 알아보지 못하는 사람들이 안타까워 ‘보지 못하는 자들은 보게 하고, 보는 자들은 맹인이 되게 하려 함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때 바리새인들 중에 이 말씀을 듣고 이르되 ‘우리도 맹인인가?’라고 묻습니다. 바리새인들은 장애인이 따로 있는 줄 알았습니다. 태어날 때부터 앞을 보지 못하는 사람이 장애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적어도 눈이 보이고, 귀가 들리는 자신들은 장애인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오랫동안 저도 제 자신이 장애인이라고 생각한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그런데 지난 몇 년 사이에 이런 저런 일을 겪으면서, 장애인에 대한 생각이 크게 바뀌었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신체적으로 예상치 못한 어려움을 많이 겪게 됩니다. 몇 년 전에 어느 날, 운동화 끈을 질끈 묶다가 그만 허리 디스크가 터지게 되었습니다.  한 순간에 장애인이 되었습니다. 그 순간부터 건강할 때는 아무렇지도 않았던 모든 일들이 힘들어졌습니다. 극심한 허리통증으로 인해 허리를 굽히지 못하여, 혼자 옷을 갈아입거나, 양말을 신을 수 없었습니다. 자동차 운전을 할 수 없었고, 자동차를 타고 내리는 단순한 행동도 쉽지 않았습니다. 하루 아침에 장애인이 되니, 다른 사람의 도움없이 일상 생활이 불가능해졌습니다. 잘 때에도, 똑바로만 누워 자야지, 옆으로 누워 자거나, 몸을 이리저리 뒤척일 수 없었습니다. 허리 부상으로부터 약 9개월이 지나서 조금 허리 움직임이 좋아졌다고 생각할 무렵에 이번에는 왼쪽 손목이 부러졌습니다. 허리가 완전치 않은 상태에서, 움직이다가 균형을 잃고 넘어졌는데, 오른손으로 허리를 붙들고 왼손으로 바닥을 짚으면서 온 몸의 체중이 왼손목에 실려 그만 손목이 부러져 버린 것입니다. 늘 어르신들께서 ‘나이 들면 낙상이 가장 위험하다’고 했는데, 넘어지는게 그리 위험한 일인지를 그 순간, 온 몸으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왼손목이 부러졌는데, 또 모든 일상이 매우 불편해졌습니다. 혼자 옷을 갈아입거나, 넥타이를 맬 수 없었고, 양말을 신을 수 없었습니다. 밥 먹는 것도 힘들었습니다. 잘 때에도, 몸을 이리저리 움직이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언제부터인지 눈이 점점 침침해져서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안과를 가보니, 백내장 증세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렇게 부상과 노환으로 인해, 일상 생활이 어려운 장애를 겪고 보니, 장애인들에 대한 이해가 크게 달라졌습니다. 그리고, 인생을 사는 동안, 누구나 다 이런 저런 장애를 안고 살아갈 수 있다는 사실도 깨닫게 되었습니다. 특히 나이가 들면,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눈도 잘 안보이고 귀도 잘 안들리고 누구나 다 장애인이 됩니다. 실제로, 사람들은 장애인하면 선천적일 것이라고 짐작하지만, 실제 장애의 90%는 후천적인 사고나 질병, 노환으로 발생합니다.

 

그러므로 올해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이하여, 우리 모두가 꼭 기억해야 할 것은 하나님앞에서 장애인 아닌 사람이 단 한 명도 없다는 사실입니다.  우리는 모두,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신체적, 정신적, 심리적, 혹은 영적 장애를 갖고 살아갑니다. 그러나 우리 인생의 가장 큰 장애는 죄와 사망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다 죄가운데 죽습니다.  그 영과 육이 모두 멸망을 받습니다.  아무도 이 장애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이런 장애인들을 하나님께서 불쌍히 여겨 예수를 구원자로 믿기만 하면, 예수 십자가 보혈로 죄와 사망의 장애에서 완전한 자유를 얻게 해 주셨습니다.  예수 믿는 자는 죄를 이기고, 사망권세를 이기고, 부활 승리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늘 예수안에 거하여, 우리 인생의 온갖 장애로부터 자유한 은총을 누리며, 이 땅에 장애인을 사랑으로 섬기신 예수님을 본받아, 그 은혜의 복음을 동병상련의 심정으로 이 세상 모든 장애인들에게 섬김의 삶으로 전하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소원합니다. 샬롬.  2024.4.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