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추수감사절은, 1620년, 신앙의 자유를 찾아 영국을 떠나 미국 동북부 해안 플리머스에 도착한 청교도들로부터 유래했습니다. 원래는 전체 102명이었지만, 1620년 그해 혹독한 겨울을 보내면서, 하루에 거의 두 세명씩 죽어나가, 그 이듬해 생존자는 50명으로 줄어듭니다. 그러나 살아남은 사람들이 열심히 땅을 개간하고 씨뿌리고 가꾸어, 그 해 가을, 기대 이상의 추수를 하고 그들은 추수한 첫 곡식들과 채소들 중 최고 우량품들을 처음 익은 열매로 하나님께 드리며, 첫 추수 감사절 예배를 드립니다. 그들은 이렇게 기도했습니다. ‘하나님, 우리는 대서양을 건너와 여러 친구들을 잃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기대했던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주셨습니다.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며 하나님께 첫 열매를 드립니다.’ 잃은 것을 생각하면, 감사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언제나 내게 주어진 것들을 생각하면, 우리는 범사에 늘 하나님께 감사 기도를 드릴 수 있습니다. 청교도들은 추위와 질병과 굶주림등 극심한 역경을 겪으면서, 많은 사랑하는 이들을 잃었지만, 자신들에게 주어진 하나님의 축복을 세어보며, 감사 기도를 드렸습니다. 이 감사의 태도가, 미국의 전통이 되어, ‘추수감사절’로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오늘은 추수감사절 주일입니다. 나에게 없는 것을 바라보고 생각하면, 늘 불평과 낙심이 되지만, 나에게 있는 것들을 바라보고 생각하면, 언제나 범사에 감사할 수 있습니다. 아프리카 케냐로 파송된 선교사님이 도착한 지 얼마되지 않아, 마당에 세워 놓은 차바퀴를 도둑맞았습니다. 선배 선교사님께 차바퀴를 도둑맞았다고 말씀드리니, 차 바퀴를 모두 훔쳐갔는지 물어보았습니다. 하나만 도둑 맞았다고 했더니, ‘두개를 훔쳐가지 않아서, 감사한 일이라’고 하셨습니다. 하나 잃어버린 것을 안타까워하실 줄 알았는데, 2개가 아니라, 하나만 잃어버린 것에 대해 감사하셨습니다. 이렇게 감사하면 언제나, 범사에 감사할 수 있습니다. 집에 물이 안 나오면, 전기는 나오니 감사합니다. 전기가 안 들어오면, 물은 나오니 감사합니다. 때로 물도 전기도 안 나오고 안 들어오면, 물도 나오고 전기도 나오는 때가 많았으니, 또 감사합니다. 내가 잃어버린 것, 내게 없는 것을 바라보고 생각하면, 마음에 슬픔과 고통이 가득해지지만, 내게 있는 것, 현재 내가 누리는 것들을 생각하면, 우리는 언제나 범사에 감사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내가 가진 것들을 잘 보지 못한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뭔가 잃어보기 전에는, 내가 얼마나 많이 가진 사람인지를 잘 깨닫지 못합니다. 팔을 다쳐 아프기 전까지는 팔이 붙어있는지도 잘 모릅니다. 눈이 나빠져서, 앞이 잘 안보이기 전까지는 눈이 있는지도 모르고 살아갑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자동적으로, 양치하고 세수하고 밥먹고, 학교나 직장에 나가다 보면, 그 사소한 일들이 하나 하나 모두 얼마나 고맙고 감사한 일인지 깨닫지 못합니다. 우리는 늘 평범한 일상을 하찮게 생각합니다. 재미없고 지루하고, 하나도 감사할 일이 아니라 생각합니다. “How is it going? Same old, same old. 어떻게 지내세요? 어제와 똑같아요. 별 일 없어요.” 그러나 잘 생각해 보면, 사지 육신 멀쩡하고 아무 일 없이 살아온 그 평범하고 지루하게 느껴진 나날들이 참으로 얼마나 감사한 하루 하루 인지를 팔 다리가 아프고 쑤시면 알게 되고, 눈과 귀가 잘 안보이고, 안들리면, 깨닫게 됩니다. 사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매일 매일이 알고보면 너무나 감사한 하루, 하루입니다. 그러므로 성경은 ‘범사에 감사하라’고 했고, ‘감사로 제사를 드리는 자가 하나님을 영화롭게 한다’고 말씀했습니다. 매일 매 순간, 범사에 감사로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소원합니다. 샬롬. 2021.11.21.